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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외환시장 직접개입'시사 / 환율안정 '외환실탄' 사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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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외환시장 직접개입'시사 / 환율안정 '외환실탄' 사용할까

입력
2001.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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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실탄'을 사용할 수 있을까. 공휴일인 5일 중앙은행이 이례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시장에 직접 개입할 것임을 강력 시사한 것은 최근 금융시장이 그만큼 악화해있다는 반증이다.하지만 자칫 섣불리 실탄(외환보유고)을 사용해 개입에 나설 경우 외환딜러들의 '공격'을 받아 환율이 재반등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력한 구두개입 배경

외환당국은 이달 들어 엔화의 추가 약세가 제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환율의 상승 속도가 가속화하는 원인을 시장참가자들의 극단적인 투기심리에서 찾고 있다. 엔화가치는 4일 현재 3월말 대비 0.1% 상승한 반면 오히려 원화 가치는 2.8%나 떨어졌다.

외환수급이나 대외신인도 등 각종 지표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3월중 경상거래에서 흑자(13억2,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도 순유입(4억3,000만달러) 상태다. 또 외평채 가산금리도 3월말 1.91%포인트(지난해말 2.40%포인트)로 하락했다.

한은 이재욱(李在旭) 부총재보는 "외환수급, 대외신인도, 외환보유액 등이 양호한데도 원화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결국 시장 참가자들의 오버슈팅(과민반응)을 진정시키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율을 잡지못하면 '트리플 약세'(원화가치, 주가, 채권값 하락)가 계속돼 금융시장 전체가 공황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탄 투입 가능할까

중앙은행이 '실탄 투입'을 공개적으로 천명했지만 실제로 행동에 나설지는 섣불리 단언하기 어렵다.

인위적인 환율 조작이 아닌 '스무딩 오퍼레이션'(제한적인 외환시장 조작)에는 외환보유액(현재 944억4,000만달러)을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자칫 실패로 끝날 경우 더 이상 처방을 내놓을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시장이 자체적인 조정을 거쳐 안정세로 접어드는 것.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이 124엔대로 떨어지는 등 안정세로 접어든데다 중앙은행 발언 자체가 강력한 '구두 개입' 효과를 낼 수 있어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자체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정부가 개입에 나설 경우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는 점.

금융연구원 김정한(金廷漢) 박사는 "당국의 개입으로 당장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시장이 환율 상승을 대세로 보고 있는 만큼 오히려 달러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일단 시장 분위기를 지켜본 뒤 상황에 따라 결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 시중은행 한 딜러는 "외환위기 때와 달리 현재는 경제 여건이 안정돼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규모의 개입은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며 "일단 구두 개입 효과를 노린 뒤 신중히 개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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