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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새 日 역사교과서 / (下)국민정서·문화교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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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새 日 역사교과서 / (下)국민정서·문화교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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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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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의 일본교과서 왜곡 파동은 국내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그 해 추진돼 500억원의 국민성금으로 87년 건립된 독립기념관이 그것이다.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에 자극받아 고조된 반일감정은 식민지 강점의 피해를 상기시켰고 독립정신을 올바로 계승하자는 국민적 염원으로 모아졌다. 또 다시 터진 일본 교과서 왜곡 파동은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까.

우선 빠른 걸음을 내딛던 한일 문화교류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98년 일본 대중문화 1차 개방 이후 한결 넓어진 한일 문화교류는 그 동안 화해와 친선을 앞장 서서 이끌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가 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대중문화의 전면개방도 이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교과서 왜곡 파동이 이런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있다. 문화교류 등으로 서서히 개선돼 왔던 대일 감정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대일 감정은 그러나 20년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발전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정재정 서울 시립대 교수는 "양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진 상황에서 '일본 물건을 사지 말자'는 식의 극단적인 배일 감정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극단적 반일보다는 지일(知日)과 극일(克日)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바라보는 문화계의 시각도 비슷하다. 일본대중문화 3차 개방으로 성인용 영화, 오락용 방송프로그램, 일본어 음반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개방된 현재의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 일본 문화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현재 10여편의 일본영화들이 개봉 대기중이지만 이번 교과서 파동과 상관없이 흥행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일본 영화에 대한 관심이 이미 시들해져 영화팬들의 관심권 밖에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교류로 일본문화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는 증거이다.

국내 학자들은 극단적 배일보다는 일본 내 진보세력과 연대해 일본 우익을 압박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일본의 양심세력에 대한 지원 등의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5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일본교과서 개악저지 운동본부'의 대응방향도 이 선상에 있다. 이들은 일본 내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해 왜곡교과서 불채택 운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우리에 대한 자성의 기회로 삼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역사학계는 내년부터 고등학교 역사 교육에서 근현대사 부분을 선택과목으로 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의 부재를 낳는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마저 올바른 역사인식 갖추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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