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사건으로 미중 간에 긴장이 고조되자 대만은 양안관계에 미칠 여파를 걱정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대만 국방부는 사건발생 직후부터 대만해협 일대의 중국군 동향을 예의 주시해왔으나 미사일 부대 등이 통상적인 훈련을 하고 있을 뿐 특별한 이상징후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과거 냉전시절 미중 간에 긴장이 고조될 때면 중국 전투기들이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넘어 위협 비행을 했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4일 군사고위관계자회의를 주재, 중국군의 동향을 점검했다.
대만 정부는 특히 이번 사태로 미국에 요청한 이지스급 구축함 등 첨단무기 구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장쥔슝(張俊雄) 행정원장은 이날 "두 초강대국이 분쟁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대만의 국익이 희생되어선 안될 것"이라며 대만관계법에 따라 첨단무기를 제공하라고 미국에 촉구, 이 같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대만의 분석가들은 중국이 이번 사고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만에 대한 첨단 군사무기 판매를 무산시키기 위해 흥정 수단으로 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陳 총통이 20일 열릴 대만 최대 규모의 한쾅(漢光)군사훈련에 참가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 몸을 사린 것이다. 대만 언론들은 陳 총통의 훈련 불참이 정찰기 사건 때문이라며 이 훈련이 치러지는 시기에 미국과의 연례 군수회담이 개최되는 상황도 고려됐다고 전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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