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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리멤버 타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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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리멤버 타이탄

입력
2001.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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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갈등이 한창이던 1971년, 버지니아주 알렉사드리아의 T.C 윌리엄고교는 흑백을 통합을 선언했다."동네 땅값 떨어지겠군" 하며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는 백인들. 인종차별에 폭동으로 맞서려는 흑인들.

그들을 달래기 위해 교육청은 윌리엄 고교의 풋볼팀 감독으로 허만(덴젤 워싱턴)을 보낸다. 단 한 경기라도 패하면 바로 갈아치울 생각으로.

허만은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딩이나 '굿 윌 헌팅'의 손 맥과이어 교수의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이다. 위대한 스승이고, 진보적 실천가이며, 용기 있는 스포츠맨이다.

쫓겨난 백인 감독 빌(윌 패튼)에게 조감독 겸 수비코치를 제의하고, 지옥훈련을 시작해서는 피부색깔을 무시한 채 돌진이다. 미식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근성이고 수비와 공격의 팀웍이다.

서로 한방을 쓰게 하고, 룸 메이트의 신상파악을 강요한다. 그의 스파르타식 훈련에 반발하던 빌도 선수들도 조금씩 상대를 존중하기 시작한다.

흥행 귀재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고, 신예 보아즈 야킨이 감독한 '리멤버 타이탄(Remember The Titans)' 은 감동적이다.

흑백인종 화합이란 휴머니즘이 극적인 스포츠와 결합했고, 덴젤 워싱턴은 게티스버그 전쟁 희생자 묘역에서 "원한과 미움이 자신을 죽였고 가족을 해쳤다.

하나 되지 못하면 우리도 이렇게 되고 만다. 상대를 존중할 때 거듭날 수 있다" 는 멋진 연설을 한다.

흑백화해의 상징으로 선택한 수비수 빅쥬와 게리의 우정,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게 되는 빅쥬의 불행, 백인들의 편견을 뿌리치는 빌의 용기는 주제를 더욱 고귀하게 만들고 뛰어난 촬영솜씨로 연출한 타이탄 팀의 극적인 연승행진 장면은 자체로도 한편의 멋진 스포츠 드라마이다.

할리우드는 왜 30년이나 지난 실화를 찾아내 영화로 만들고, '기억하라'고 외칠까. '밤의 열기 속으로' '흑과 백' '미시시피 버닝' 에서 최근 '브링 잇 온' 까지, 흑백갈등과 화합이라면 이제 신물이 날 텐데 아직도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도 미국에서 흑백화합은 요원하다는 증거인지 모른다.

흑백선수가 한 팀이 되고, 그 팀에 모두 열광한다고 미식 축구가 인종화합을 이루는 소중한 스포츠라고 말하는 것도 우습다. 14일 개봉.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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