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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葬介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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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葬介石

입력
2001.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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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4월5일 중국의 정치가 장제스(葬介石)가 타이페이에서 죽었다. 향년 88세. 장제스는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근대 중국의 창건자 쑨원(孫文)의 두 '아들'이라고 할 만하다.신해 혁명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국민당 창건자로서의 쑨원을 이은 것이 장제스라면, 소련과 연대해 반제국주의 민족해방운동을 추진한 만년의 쑨원을 이은 것은 마오쩌둥이다. 이들은 20세기 전반에 '천하'를 놓고 쟁투를 벌였고, 최후의 승리는 마오쩌둥에게 돌아갔다.

사분세기 동안 대륙을 호령하던 장제스는 49년 12월 타이페이로 쫓겨나 중화민국 총통 겸 국민당 총재로서 대만을 지배하다가 26년 전 오늘 세상을 떴다.

쑨원과 장제스는 동서지간이었다. 쑨원의 부인 쑹칭링(宋慶齡)이 장제스의 부인 쑹메이링(宋美齡)의 언니다. 둘 다 여걸이었으나, 그들이 걸어간 길은 판이했다.

쑹칭링은 줄곧 항일민족 통일전선을 옹호하는 국민당 좌파에 속해 장제스와 대립했고, 1949년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자 대륙에 남아 국가 부주석 등의 최고위직을 맡으며 중국 외교의 한 귀퉁이를 떠받쳤다.

쑹메이링은 남편을 따라 대만으로 건너간 뒤 부녀반공항소연합회(婦女反共抗蘇連合會) 회장 등을 맡으며 반공의 깃발을 쳐들었다.

칭링ㆍ메이링 자매는 저장(浙江)의 재벌가 출신이다. 칭링의 남동생 쑹쯔원(宋子文)도 대재벌이었고, 칭링의 언니인 쑹아이링(宋靄齡)도 재벌인 쿵샹시(孔祥熙)와 결혼했다.

장제스가 대륙을 다스리던 시절 장(葬)ㆍ쑹(宋)ㆍ쿵(孔) 세 가문과 장제스의 측근인 천리푸(陳立夫)의 천씨 가문은 '4대 가족'이라 일컬어졌다. 혼인과 지연 관계로 얽혀진 이들 재벌은 국가 권력을 이용해 중국의 거의 전 산업부문을 지배하며 장제스 체제를 떠받쳤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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