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체제에 돌입한 재계 30위권 대성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지난 2월 대성산업 창업자 김수근 명예회장이 작고한 후 지난해 10월말 작성한 유언장의 해석을 놓고 세 아들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김영훈 대구도시가스 회장간 경영권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유언장은 '세 아들에게 대성그룹을 분할한다'는 내용이지만 대성산업이 보유한 서울ㆍ대구도시가스 지분을 넘겨주는 방식에 대해 양측의 해석이 크게 다르다.
3일 현재 대성산업은 서울도시가스 지분 26.30%, 대구도시가스 지분 62.94%를 보유하고 있고, 서울도시가스 주가는 1만4,800원, 대구도시가스는 1만5,400원이다.
동생인 김영민ㆍ김영훈 회장측은 "각서에 나온 대로 대성산업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시점의 시장가격에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영대 회장측은 "11일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지분 매각 가격에 대해 결정할 수 없다"며 "전문가를 위시한 제3자에게 보유주식 가격 산정을 맡기자고 제안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형제간 갈등은 대성산업 주식 확보전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도시가스 관계자는"김영대 회장이 소액주주 이익 보호를 내세워 도시가스 주가의 3배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자위권 차원에서 대성산업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우호지분은 3일 현재 21.28%에 달해 김영대 회장의 지분 13.9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회장측은 또 "오히려 동생측에서 대성산업 지분을 매입하면서 분할경영 유지를 어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성산업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한 달 전 1만9,000원대였던 대성산업 주식 가격이 3만원으로 뛴 것은 불순한 의도를 지닌 작전세력의 이간질이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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