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海南)섬에 착륙한 EP-3 정찰기로 인해 미국은 10년간 점해온 대 중국 정보전 우위를 일시에 상실할지도 모른다.중국이 EP-3의 첨단 전자 감청 소프트웨어 및 각종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통해 미국의 전자 정보능력과 전략을 파악, 확실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미국에겐 새 정찰기를 도입하고 정보수집전략을 재수립해야 할 정도로 큰 타격이다. EP-3는 현재 미 해군이 공중 정보수집 작전에 투입하는 유일한 기종이다.
뿐만 아니라 정찰비행을 통해 중국군이 사용하는 암호와 통신내역을 모두 파악, 중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자신하던 미국의 최고정책결정자들은 한동안 '정보공황'이나 '정보 금단증세'를 느낄 수도 있다.
EP-3 승무원들이 장비를 완벽하게 파괴했는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안보전문기업인 글로벌시큐리티의 팀 브라운 연구원은 "승무원들은 충돌시점에서 하이난(海南)섬 비상착륙까지 20~30분동안 장비를 파괴할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며 "미국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3일 엔진과 프로펠러가 손상된 EP- 3가 착륙에 신경쓰느라 장비 파괴를 완수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EP-3가 중국 전투기와 충돌 후 수천㎙ 급강하했다가 간신히 기체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EP-3 승무원들은 착륙후에야 장비 파괴 작업을 개시했다는 마지막 송신을 보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파손된 비행기록 장치를 복구하는 도구인 마그네틱 마이크로스코프, 자기저항 마이크로스코프 등을 이용, 손상된 컴퓨터 칩이나 자기 테이프에서 원정보를 복구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중국군이 EP-3에서 중요한 장비를 떼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EP-3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잃고 얻을 정보능력 대차대조표 결과가 주목된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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