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9일 입국, 또다시 '서태지 열풍'을 일으켰던 가수 서태지가 이 달 중순께 미국으로 출국한다."떠났다" "아직 안 떠났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의 매니저는 "이 달 중순쯤 조용히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 건너가 일본에서 발매할 음반을 준비할 것" 이라고 밝혔다.
서태지는 무엇을 남겼나. 그가 세운 음반사 '괴수대백과사전' 이 발매한 음반 '울트라맨이야' 는 120만장에서 좀 빠지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우리 음반시장에서는 매우 생소한 장르였던 하드코어, 핌프록을 도입한 그는 이 장르를 주류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닥터 코어 911' 등 언더그룹에 관심을 쏟게 했으며, '실버 스푼' 등 하드코어 그룹에 대한 반응도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서태지는 프로그램 사전제작 방식을 도입, 방송사가 마음대로 '자르는' 사태에 맞섰다. 물론 여기에는 이전보다 더 조직화한 팬클럽의 지지가 한몫을 했다. CF 수입도 기록적이다.
15억원을 받고 한 운동용품회사와 CF에 출연했고 콘서트 협찬금, 카탈로그 촬영비 등으로 4억원을 추가로 받았다.
모든 것이 '서태지만은 예외' 였다. '서태지 모셔오기'에 혈안이 됐던 방송사는 다른 언더그라운드 가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담을 쌓았고, 프로그램 전작제 역시 그에게만 적용되는 특혜였다.
서태지 개인은 방송사의 '모순'을 해결했으나, '구조'를 바꾸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또 라이브 실황음반은 기획사인 예당과 계약, 독립음반 제작자로서의 길을 수정했다.
향후 서태지는 BMG 재팬을 통해 일본에서 발매하는 음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일본에서 발매한 음반이 7만장이나 팔렸으나 서태지 자신은 "실패했다" 고 단정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라는 것이다.
"서태지는 힙합, 핌프록 등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지만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미국의 흐름을 들여 온 것 뿐. 그는 수입전문이다" 라는 야박한 평가 역시 일본에서의 성공여부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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