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입담과 절묘한 콤비, 재치있는 진행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박수홍 박경림의 FM인기가요'(제2FM. 수도권 89.1㎒. 매일 밤 10시)가 9일 KBS 라디오개편과 함께 2라디오(수도권 106.6㎒)로 자리를 옮겨간다.또한 2FM의 '황수정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밤 12시)'이병진 김미성의 2시가 좋아'(오후 2시)도 2라디오에 자리잡게 된다.
라디오 프로그램이 채널을 옮기는 일은 1980년대 초 언론통폐합 외에는 없었던 일이다. 한 채널을 고정시켜 듣는 라디오의 속성상 청취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TV에서 2TV로 옮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한 제작진은 말한다. 청취율 20%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애청자들 사이에 '박 남매'라는 애칭도 얻은 '박수홍ㆍ박경림.'의 채널 이동에 대한 반향이 만만찮다.
지난 7월 표준 FM으로 개국한 2라디오는 현재 전국화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대전, 대구, 춘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AM으로만 들을 수 있다.
따라서 지방 청취자들은 KBS에 '박남매를 돌려주세요!''지방에는 문화혜택도 없나'등의 원성을 보내고 있다.
KBS라디오가 이례적인 '이사'를 감행한 것은 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표준 FM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서. 지난 7월 표준 FM 106.6㎒로 출범한 2라디오는 그동안 낮은 채널 인지도로 고민해 왔다.
KBS라디오 박현순 편성주간은 "2FM을 '말을 줄이고 음악은 늘여'본격적인 음악채널로, 2라디오를 오락중심 채널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수홍ㆍ박경림.'의 경우 진행자 스스로도 '만담방송'이라고 할 만큼 음악보다는 유머와 재치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라 2FM보다는 2라디오에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 방송을 AM으로만 듣게 된 지방 청취자들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FM 전국화작업이 완료되면 양질의 방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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