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을 상실한 간(肝) 일부에 타인의 간을 떼어 내 붙이는 이식수술이 국내에서 처음 성공했다.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이건욱 교수팀은 지난 달 5일 용혈성 요독증후군을 앓고 있던 생후 29개월 된 김모군의 간 일부에 아버지(32)의 간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이 교수팀은 대사 기능을 상실한 김군의 왼쪽 간을 절제한 뒤 아버지의 왼쪽 간 260g 중 4분의 1을 떼어 내 이식했다.
지금까지의 간이식 수술은 환자의 간 일부가 아닌 전체를 떼어 내고 뇌사자의 간 전체나 가족 등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생체 부분 간이식)하는 방법을 써 와 실패할 경우 환자는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 교수팀은 "해독과 면역 기능은 김군의 오른쪽 간이, 대사 기능은 이식한 아버지의 간이 맡게 된다"며 "환자의 간 중 일부만 떼어 내기 때문에 이식에 실패해도 사망할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간의 대사 기능 이상으로 적혈구가 깨져 빈혈이 생기며, 혈소판이 감소해 지속적인 수혈이 요구되는 질환이다. 김군은 수술 한 달이 지난 현재 수혈 없이도 이식한 아버지의 간이 정상적인 대사 기능을 하고 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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