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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에는 이' 시위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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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에는 이' 시위대응

입력
200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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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벙 투척은 명백히 범죄행이다. 더구나 최근 경찰이 공개한 공중폭발형 신동화염병은 누가 뭐래도 용납될 수 없는 살상 무기다.시위가 급증하고 그 양상도 우려 할만한 수준으로 과격화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왜 하필 고무충격 총인가.

이 총은 가공할 위력으로인해 1997년 도입 때부터 논란이 됐었다. 낮은 적중률과 치명적 위험 때문에 최정예 대테러부대인 경찰특공대 조차 거의 사용하지 않는 장비다.

그런데 사격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전경들에게 이 총을 쥐어주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경찰은 신종화염병에 대해서는 직접 공개 폭발실험까지 했으?체?도, 고무충격총에 대해서는 '기밀사항'이라며 자료제공조차 거부했다.

하지만 더 기막힌 것은 총탄에 맞으??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거나 기절 한다는 사실 외에는 경찰의 경비 담당자조차도 정확한 성능과 제원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권력 발동에는 '비례의 원칙'이 적용된다.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진다고, 경찰이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새 잡으려 대포을 쏘는 격'이다.

일부에서는 "경찰이 이무영(李茂永)청장의 '무(無)최루탄 원칙'을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는 판이다.

화염병 시위는 물론 막아야 하지만, 시위대의 생명과 안전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노동계와의 대화를 통해 화염병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시도부터 필요하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의 섣부른 대응은 늘 그래왔 듯 문제 해결보다는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이다.

배성규 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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