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국사관으로 회귀한 일본의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국제적으로 공론화해 세계 학계와 연대하겠다."국내 역사학계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3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를 통과시키자 '황국사관으로의 회귀'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표현에서 우회하거나 수정한 곳이 있지만 내용과 관점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이만열(李萬烈)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적 성장에 맞는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려는 일본 우익의 쇼비니즘이 역사 교육에서 노골화했다"고 진단했다.
역사교과서 왜곡이 현실화하자 학계는 다각적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15개 역사관련 학회들이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며 조직적 대응에 나선 역사학계는 우선 일본 교과서의 문제점을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최병헌(崔柄憲) 한국사연구회 회장은 "4일부터 7일까지 영국 런던대에서 열리는 유럽지역 한국학회의 등 각종 국제학술대회에 이 문제를 본격 제기하겠다"며 "세계 학회와 연대해 국제적 여론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의 독립운동사연구소측도 일본ㆍ중국인 학자들과 함께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웃과의 화해를 지향하는 교과서를 편찬해야 한다' 고 권고하고 있는 유네스코를 통한 공론화 방안도 모색하고 있으며, 남북학자들의 공동 대응도 추진되고 있다.
이성무(李成茂) 국사편찬위원장은 지난달 북한 방문길에 북한측 학자에게 일본 교과서 왜곡에 관한 공동심포지엄을 제의한 후 북측의 확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학계는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이 펴낸 교과서 뿐 만 아니라, 이번에 함께 통과된 다른 역사교과서 7종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조광(趙珖) 고려대 교수는 "우익의 득세와 함께 일본의 역사인식이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며 "대증요법적 비분강개보다는 이에 대한 치밀하고 냉철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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