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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어 연극 2편 무대에 / 몸짓·표정만으로 엮은 '침묵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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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어 연극 2편 무대에 / 몸짓·표정만으로 엮은 '침묵의 감동'

입력
200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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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또는 동화 같은 비언어 연극 2편이 4월 무대에 조용한 감동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 극단 데레보의 무언극 'Once.'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어린이연극 '강아지똥'이다.'난타' '도깨비 스톰' '두드락' 등 기존 비언어연극이 신나지만 시끄러운 타악 중심인 것과 달리 이번 두 작품은 몸짓과 표정만의 조용한 연극이다. 대사가 사라진 자리에 소리 없는 말이 들어앉아 침묵으로 속삭인다.

'강아지똥'은 한국 아동문학 사상 초유의 스테디셀러인 권정생의 명작 동화를 무대에 옮긴 것이다.

그림책 '강아지똥'은 지금까지 팔린 게 100만부 이상, 요즘 한창 열풍인 해리 포터 시리즈와 맞먹는다. '콩쥐팥쥐' 같은 전래동화나 안데르센 동화, 그림형제 동화 등 외국 명작은 만화나 공연으로도 자주 만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창작동화 연극은 왜 없을까 아쉽던 터라 더욱 반가운 무대다.

아무 쓸모없다고 여겨지던 강아지똥이 제 몸을 녹여 민들레꽃을 피운다는 착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남사당 놀음 형태를 빌어 무대에 펼쳐진다.

대사는 거의 없다. 대신 다양한 몸짓과 곡예적인 동작, 표정 연기가 원작의 장면들을 움직이는 그림동화처럼 살려내고 해금과 첼로 음악이 섬세한 감정을 그려낸다.

올해로 11년 된 극단 '모시는 사람들'은 창작 뮤지컬과 어린이연극에 특별한 애정을 쏟아온 단체. 이번 작품은 세계를 겨냥해 만든 야심작이다.

구성ㆍ연출 김정숙. 4~14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평일 오전 11시, 주말 오전 11시ㆍ오후 1시. 문의 (02)7665- 210

러시아 극단 데레보의 'Once.'는 지난해 첫 내한공연에서 관객을 사랑의 열병에 빠뜨린 작품이다. 말 없이 몸짓과 표정만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정이 황홀경을 빚으며 매진사태를 낳았고, 그들이 떠난 뒤로도 재공연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극단 데레보는 이 작품으로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

한적한 바닷가 카페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웨이트레스와 늙은 청소부, 단골 신사의 사랑 이야기가 찰리 채플린의 영화처럼 애잔하게, 때로는 초현실적인 그림처럼 현란하게 펼쳐진다. 동화처럼 슬프고 아름답다.

서정적인 음악, 꿈과 현실을 오가며 색색깔로 바뀌는 조명, 마치 생명을 가진듯 등장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는 소품 등이 어우러져 잊지못할 감동을 자아낸다.

지난해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은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쳤다. 5~8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금 오후 8시. 문의 (02)2005-0114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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