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에 대한 '공개사과 요구'를 둘러싼 당내 파문이 수면 밑으로 잠복하는 분위기다. 불씨는 남아 잇지만 아무도 확전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정 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많은 선배들이 당의 화합이 필요하다고 말해 줘 감사하다"면서 "지나간 일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에 매달려야 한다"며 정곡을 피해갔다.
그러면서도 정위원은 김중권 대표, 남궁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게 사전에 내부적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공개사과를 요구했던 권노갑 전 최고위원도 이날 "임시국회가 열린데다 건강보험 재정문제, 경제회복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당이 단합해야 한다"면서 "할 많은 많지만 당분간 얘기를 삼갔다"고 한 걸을 물러섰다.
김옥두 전 사무총장, 이훈평 의원등 권 전 위원측 인사들도 "사과를 하려면 드러내서 떳떳하게 하라는 뜻이었다"며 공개사과의 의미를 낮춰 잡았다.
이 같은 상황 전개를 두고 당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자제 메시지가 김 대표나 동교동계 인사들을 통해 양쪽 모두에 전달됐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또 이런 분위기 탓인지 김성호 정범구 박인상 의원등 이날 오전 모임을 가졌던 초.재선 의원들도 사과요구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지만 "아직은 우리가 끼여 들 때가 아니니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여전히 잠재적 폭발성을 갖고 있다. 권 전위원은 이날 "(공개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은) 이미 밝힌 그대로"라며 "내 얘기는 다 했으니 두고 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정위원도 '소신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는 말로 긍정을 대신했다.
소장파 의원들도 여차하면 집단 움직임에 나설 태세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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