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비롯한 각급 도로의 휴게소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종업원들이 친절해졌고 화장실은 깨끗해졌으며 음식 또한 먹을만하다.외형에도 신경을 써 건축미까지 느껴지는 아름다운 휴게소를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오랜만에 여행 길에 나섰다가 모습을 바꾼 휴게소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깜짝 놀랄 정도이다. 흐믓한 일이다.
그런데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휴게소의 음악이다. 고성능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트로트 메들리이거나 힙합류의 댄스가요가 대종을 이룬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그래도 많이 조용해진 편. 그러나 국도나 지방도로의 소규모 휴게소에서는 어김없이 고막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댄스음악이 터져 나온다. 술이 거나한 여행객을 충동한다. 아니나 다를까.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춤판이 종종 벌어진다.
여행의 흥겨움을 더하려고, 충동구매를 유발하기 위해서, 혹은 업주의 취향..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휴게소는 개인 소유일지라도 기능상 공공의 장소이다. 그리고 이름 그대로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방문객의 일부라도 귀와 눈이 불편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다면 그 곳은 이미 공공의 장소도 휴게소도 아니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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