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20회 임시국회는 정국 구도가 여대야소(與大野小)로 변모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국회다. 의석수 과반을 넘긴 민주-자민-민국 등 3당 연합의 여당과, 그렇지 못한 야당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국회를 운영하는 '실험 국회'인 것이다.이 첫 실험국회에서 여와 야가 과연 어떤 태도로 임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은 크다. 여당이 의결정족수를 확실하게 채웠으니 매사에 힘으로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원숙함을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펴 나갈 것인가, 야당은 수적 약세를 커버하기 위해 반대로 떼 쓰기에 집착할 것인가 등이 우선적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정국구도가 여대야소로 변모한 배경에는 권력 나눠먹기 식의 정치적 안배가 있었고, 그 과정에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여대야소가 원천적으로 총선민의의 왜곡이라는 것도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여당이 3당 연합이라는 담합의 수단을 통해, 더구나 내각의 요직을 분배하면서 까지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은 떳떳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기왕에 여당이 여대(與大)로 거듭 났다면, 그에 걸맞게 국회운영에서도 순기능적 역할을 해야 할 것임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실험의 장인 임시국회에서 여당이 우선적으로 생산적 정치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당위는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공동여당 일각에서 "이번 기회에 강한 여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간 미뤄 왔던 국회법 개정안 등 일부 법안의 표결처리를 당 지도부에 주문하고 있다고 들린다.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야당도 이번 기회에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 나야 한다. 야당이 민생을 챙기는 정치보다는 정권의 흠집을 내는 정치에 치중해 온 것은 사실이다.
이제부터는 건전하고 생산적인 대안 제시와 함께,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보일 줄도 알아야 한다. 양보와 타협은 힘 있는 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야당은 이번 국회에서 3ㆍ26 개각에 대한 불만으로 새 장관들에 대한 인사 검증을 벼르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것도 소홀해선 안되지만 의보파탄과 현대 출자전환 문제 등 민생과 관련 있는 사안에 더 천착해야 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여대야소의 국회가 되니까 오히려 파행운영이 줄어 들었다, 생산적 모습으로 변했다는 등의 소리가 여의도 의사당에서 들려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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