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관계에 새로운 악재로 등장한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사건은 양측 주장이 엇갈리긴 하지만 손에 땀을 쥐는 긴박한 상황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다.미 해군 태평양 사령부에 따르면 1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沖繩)의 가데나 기지를 출발한 미군 EP-3 정찰기가 하이난(海南)섬 남동쪽 70마일(112㎞) 해상 상공에서 '통상적인 정찰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9시15분께 중국 F-8 전투기 2대가 빠른 속도로 접근, EP-3의 정찰활동을 막았으며, 그 중 한 대가 왼쪽 날개를 들이 받았다.
충돌한 중국 전투기는 추락했고 조종사는 비상 탈출했다. 사고 상공은 분명히 중국 영공으로부터 12마일 밖인 공해상이었다는게 미국 주장이다. 정찰기 조종사는 사고 직후 긴급 조난구조 신호를 보내면서 1번 엔진과 기체의 아래 부분이 심하게 손상됐다고 태평양 사령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설명은 이와 상이하다. 이날 오전 9시7분께 미국 정찰기가 영공을 침범, 중국 전투기 2대를 긴급 발진시켜 요격토록 했다.
전투기들은 중국 영공인 하이난섬 남동쪽 62마일(104㎞) 상공에서 EP-3기와 조우했는데 EP- 3기가 갑자기 기수를 바꾸면서 기체 머리 부분과 왼쪽 날개 부분으로 중국 전투기 2대중 1대를 들이 받았다.
미군 정찰기는 중국 영공을 침입해 사고를 일으킨 뒤 아무런 허가도 요청하지 않고 20여분 뒤인 오전 9시33분께 하이난섬에 비상 착륙했다는 것이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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