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주말인 31일 '3·26개각'으로 물러난 전직 장관들을 청와대초청,오찬을 함께 하며 위로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최선정 전 보건복지 장관에게 "그 동안 고생이 많았고 억울한 사연도 많았을 것"이라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통령은 또 "이제 자리에서 떠났으니 솔직하게 한번 얘기해보라"면서 새만금 사업,해안 매립과 갯벌 보전 등 난제들에 대한 진솔한 토론을 유도했다.김 대통령은 "한번 장관은 영원한 장관"이라고 인연을 강조한 뒤 재임 기간 중의 업적을 일일이 평가해가며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김 대통령은 우선 안병우 전 국무조정실장에게 새만금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물었다. 안 전 실장은 "새만금 사업도,환경보호도 중요하다"면서 "보완해서 마무리하는 게 국가에 이익"이라고 답변했다. 최인기 전 행정자치장관도 "그 동안 1조 수천억원이 투입됐기 때문에 투자의 의미를 살리면서 보다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동조했다. 최규학 전 복지 노동수석도 같은 논지를 폈다.그러나 노무현 전 해양수산장관은 "최근 갯벌의 가치가 상승해 갯벌 매립을 중단하고 복원하는 추세"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에 김 대통령은 "어느 쪽이 더 이익이냐"는 질문에 노 장관이 "과학적 판단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답하자 "새만금 얘기만 나오면 답답하고 전문가들의 견해도 달라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으로부터 '한 마디'를 요구받은 최선정 전 장관은 "의약분업을 진행할 때 모든 것을 솔직히 드러내놓고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서비스 개선에 따른 비용 증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재정지출 증가에 따른 수익증대 방안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김 대통령은 "속담에 옷 소매만 스쳐도 전생에 인연이 있다고 했는데,각료로 참여해 일하 것은 큰 인연"이라며 "잘된것,잘못된 것이 있지만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하려 한 것만은 사실인 만큼 앞으로도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