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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77)썩는 쓰레기니까 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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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77)썩는 쓰레기니까 버립시다?

입력
2001.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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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꼭대기에서 한 가족을 보았다. 두 아이를 데리고 산행을 하는 부부.처음에는 건전하고 착실한 가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환경에 대한 생각까지 갖고 있는 듯했다."엄마 이거 버려도 돼요?" "응 그건 썩는 거라 괜찮아."초등학생처럼 보이는 큰 아이는 도시락을 먹고 난 후 나무젓가락을 계곡에 던졌다.자연이 정화해줄 것이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였다.여행길에서,특히 산행에서 잘못된 자연보호를 많이 볼 수 있다.나무젓가락 정도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오이껍질,귤껍질,사과껍질...먹이를 찾는 산짐승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마구 던져 놓고 간다.천만의 말씀.산짐승은 농약에 절어있는 과일 껍질에 별 관심이 없다. 어떤 짐승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산비탈에서 그냥 썩어간다. 쓰레기이다.

쓰레기는 특히 눈에 안 띄는 곳에 많다.바위 사이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절묘하게 숨겨져 있는 음료수 깡통,나무의 홈통에 쌓여 있는 담배꽁초,작은 것이라 여기고 아무렇게나 버린 사탕 포장...산행,여행의 원칙은 가져 갔던 것을 모두 되가져 오는 것이다.자연에는 더 보탤 것이 없다.보탤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의 쓰레기일 뿐이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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