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서울..'말라버린 서울시의 실개천에 다시 생명의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집앞 도랑에는 맑은 계곡물이 넘치고 지하철 유출수를 활용, 죽은 하천을 되살리는 수경시설 등도 속속 등장한다.
■집 앞 도랑에는 계곡물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는 최근 노원구 상계동 노원골 약수터~수락산 전철역 구간에서 계곡수를 활용한 수경시설을 완공, 1일 가동했다.
수락산 계곡물을 모아 두었다가 차도와 인도 사이 자연석과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폭 1m 길이 600m의 도랑으로 흐르도록 한 것. 도랑 주변에는 시계탑 분수대, 사각정자, 징검다리, 벤치, 조각작품 등도 설치됐다.
시는 또 느티나무, 소나무, 감나무 등 1만5,282그루의 나무와 수선화, 패랭이 등 다년생 초화 5,940줄기도 심어 이곳을 시민들이 쾌적하게 쉴 수 있는 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시는 나아가 이곳에 물고기를 방류, 어류가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한편 계곡수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한 번 흐른 물을 다시 물탱크에 모아 활용키로 했다.
■마른 하천도 되살아나
서울시 각 자치구가 추진하고 있는 마른하천 되살리기 사업도 봄이 완연해지면서 실질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는 지하철7호선 중계역과 태릉입구역에서 나오는 지하수(하루 평균 2,561톤)를 끌어올려 중랑천의 지천인 당현천과 묵동천으로 흐르도록 하기위해 지난 1월 지하철역에서 하천 입구까지 전용 관로 및 계류시설과 인공 연못 등을 설치했다.
구는 이달부터 이를 본격 가동, 1986년 택지개발 사업이후 사실상 죽은 하천으로 전락한 당현천과 묵동천을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시킬 계획이다.
노원구처럼 각 자치구의 마른하천 되살리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은평(불광천) 동대문구(성북천) 등 10곳에 이른다.
■지하철 옆 시냇물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도 지난해 지하철 6,7호선 15개 역사에 지하수 전용관로를 설치한 데 이어 2004년까지 31개 역사에 추가로 이를 설치, 하루 6만5,000톤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주변 하천으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본부는 또 지하수 방류와 함께 역사 등에 계류폭포, 인공연못 등도 설치, 역사를 수변공원처럼 가꾸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계곡수나 지하수를 끌어올려 하천으로 방류하게 되면 하천 수질개선 뿐 아니라 하수처리장의 효율도 높아진다"며 "서울시의 실개천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수경시설을 확충해가겠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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