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96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과 유럽연합(EU),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연례무역장벽보고서는 일본, EU, 중국의 무역관행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471쪽의 보고서는 52개국 및 3개 무역블록의 대미 무역관행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는데, 일본이 58쪽으로 가장 많고 EU와 중국이 각각 36쪽과 28쪽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3강'에 대한 불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 제출된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폭이 사상 처음으로 대 일본 적자폭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대중 무역적자는 전년도에 비해 22% 증가한 838억 달러로 대일 적자 813억 달러(전년 대비 10.8% 증가)를 앞섰고, 대 EU 적자는 전년도 보다 29%가 많은 555억 달러였다.
보고서는 일본에 대해 "자동차ㆍ보험ㆍ건설ㆍ통신 부문에서 양국 협정이 이행되고는 있지만 지난 몇 년 간 일본 경제가 둔화하면서 순조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전신전화(NTT)의 경쟁제한 조치 ▦실질적인 쌀 시장 규제 등을 꼽았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무역관행을 개선하기는 했지만 "다수의 새로운 규제들이 대신 생겨나 여전히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까다로운 수입기준 및 검역장벽, 화장품에서 의료장비까지 폭 넓게 적용되는 중복검사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EU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온 바나나와 호르몬 함유 쇠고기 수입규제와 함께 에어버스에 대한 당국의 재정지원 문제가 비판의 대상이었다. 또 EU 회원국간 수입검사 인증절차 등이 상이해 "투명성이 떨어지는 점"도 지적됐다.
로버트 죌릭 USTR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교역 상대방의 시장장벽이 없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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