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위현장에도 고무충격총이 등장했다.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서 폭동진압용으로 제한 사용되는 이 총은 워낙 강한 위력으로 시위군중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어 상당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지난달 31일 벌어진 노동계의 서울 도심집회 진압과정에서 경찰이 공중폭발용 특수화염병의 등장에 대비, 일부 전경부대에 '다목적 가스소총(일명 고무충격총)'을 지급한 사실이 1일 확인됐다.
이 총으로 발사되는 고무총탄은 지름 1.2㎝, 무게 12g의 딱딱한 원통형으로 목표물에 맞는 순간 4조각으로 갈라지면서 피격자가 한동안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충격을 주게된다. 그러나 적중률이 낮은데다, 눈이나 얼굴, 가슴 등의 급소에 고무탄이 명중할 경우 중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 경비 관계자는 "원래 이 총은 외빈경비나 대(對)테러 작전에 사용하거나, 대규모 폭동에 대처키 우해 보유하고 있던 장비"라며 "그러나 주말 시위 때 살상용 폭탄에 가까운 신종 공중폭발형 화염병이 등장한다는 정보가 입수됨에 따라 전경중대 5~6군데에 3~4정씩 총 20~30정을 휴대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극렬시위가 아닌 경우에는 가능한한 이 총을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손낙구(孫洛龜) 교육선전실장은 "고무 충격총은 실명, 중상 등의 위험이 너무 높아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현재 어느 나라도 이 총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실제로 1997년 팔레스타인 시위자대원이 이스라엘측이 쏜 고무총탄에 맞아 사망한 전례도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노총 등 35개 단체로 구성된 민중연대준비위원회와 공공연맹 소속 노동자 1만3,000여명은 31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과 서울역에서 공기업 해외매각과 일방적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전국민중대회'를 갖고 밤늦게까지 도심 일대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오후6시30분께 종로1가 종각사거리에서 경찰과 투석전을 벌인데 이어, 오후 8시50분께 800여명이 연세대 정문앞에 재집결, 화염병 150여개를 던지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화염병을 던진 한총련 소속 대학생 83명을 검거, 조사 중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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