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유엔기후협약 교토(京都)의정서 탈퇴 방침에 대해 미국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의 환경정책을 규탄하고 유럽연합(EU)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키로 하는 등 국내외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게리 록 워싱턴 주지사의 주례 방송연설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부유한 정치헌금자와 특수이익집단을 위해 환경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특히 새 행정부 출범 2개월 사이 환경문제가 지난 수십 년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강타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 환경을 보호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특수 이익집단에서 국민에게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탈리아의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의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미국의 산업계 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 지를 알아야 할 것"이라며 "EU는 미국이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EU는 2~3일 환경담당 집행위원 마고 월스트롬 등 대표단을 미국에 보내 상세한 설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30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논의한 중남미 26개국 환경장관들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교토의정서 거부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선진 공업국들로 하여금 온실가스 방출량을 줄이도록 하고 있는 이 의정서가 최우선의 행동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데이비드 앤더슨 캐나다 환경부장관은 미국의 교토의정서 거부로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합의도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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