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30일 현 정권의 어려움을 실토하고 지속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국민의 정부' 개혁 전도사 역할을 자임했다. 이례적인 한 실장의 대학 특강은 그가 결국은 당에 복귀해 대선과 관련한 중요역할을 맡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한 실장은 이날 경희대 초청 특강에서 "솔직히 국민의 정부는 소수 정권"이라며 "대북정책에서 안보와 함께 화해ㆍ협력을 말해야 하고, 민주화 원칙을 강조하면서 산업화 세력과 협력해야 하는 애매성과 포괄성 때문에 비판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논란을 부른 '강력한 정부'의 컨셉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 뒤 "현 정부의 개혁정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역사가 거꾸로 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 실장은 "대통령께 동전의 양면뿐 아니라 세번째 면이 있다는 것도 말씀 드린다" 는 등 대통령 보필 3대원칙도 소개했다.
민주당 주변에선 "4선 의원 출신의 한 실장이 당에 복귀, 당 대표를 맡아 킹 메이커 역할을 하든지 아니면 직접 후보 경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실장은 이미 서울시장에 대한 미련을 접고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내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대학생 150여명이 강의실 입구까지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특강이 잠시 중단됐으나,한 실장은 강의를 마친 뒤 학생 대표들과 대화해 별 충돌 없이 학교를 떠났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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