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 국정원장의 등장을 '대선 용'으로 판단, 경계를 늦추지 않던 한나라당은 30일 신 원장의 취임사 중 '예측하고 처방하는 정보역량 강화' 부분을 걸어 공세에 나섰다.김기배 총장은 이날 당 3역 간담회에서 "대선을 앞두고 공작 정치를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모든 국정 분야를 체크해 대통령에게 예고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바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뜻"이라며 "이 정권이 옛날 중앙정보부를 닮아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신 원장 취임 후 국내 파트의 활동 강화에 주목한다"며 "이는 곧 국내 정치 개입, 곧 야당 파괴공작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국가안보 업무에 충실해야 할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망국의 지름길"이라며 "국민 앞에 국내정치 불개입 선언을 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 민주 "국정예측의지 왜곡말라"
여권은 30일 "한나라당이 국가정보원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신건 신임 원장의 의지표현을 정략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남궁진 정무수석은 "국정원은 정보수집 및 분석활동과 관련, 국정예고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업무에 충실해야 하고 신 원장은 바로 그런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수석은 이어 "신 원장의 방침은 정치개입과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국정원이 이제야 제대로 가고 있다고 평가해줘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내외 정보를 취합해서 국정전반에 대한 예측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국정원 본연의 업무 수행"이라고 야당의 비난을 일축했다.
전 대변인은 또 "과거 국가 정보기관을 정치공작과 정치사찰 등 정권안보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북풍''세풍'에 동원했던 한나라당은 오히려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고 역공을 가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