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과 빠른 소형의 대결."미국 보잉사의 앨런 멀레이 여객기 사업 담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초대형 여객기 747X 개발계획을 중단하는 대신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소형 여객기 '소닉 크루저(Sonic Cruiserㆍ사진)'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의 요구는 더 작고 빠르며 코스 선택이 자유로운 항공기"라며 전략 수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민항기를 둘러싼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간의 경쟁은 적은 승객이지만 '보다 빠른 소형화 계획'과 500여명 이상을 한번에 수송하는 '대형화 계획'이란 상이한 전략의 대결국면을 보이게 됐다.
보잉사가 2007년 생산을 목표로 한 '소닉 크루저'는 꼬리 부분에 삼각형 날개가, 엔진 위에 수직안정판이, 기수 부분에 조그만 날개가 부착돼 있다. 보잉사는 '소닉 크루저'가 100~300명의 승객을 태우고 비행고도 1만3,500㎞에 항속거리 1만6,650㎞, 마하 0.95~0.98(마하1은 해발 9,100㎙고도에서 시속 1,056㎞)의 속도로 비행시간을 이전보다 10~15%정도 줄여 어떤 기종보다 빠르고 멀리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사는 그 동안 초대형 여객기 시장에서 에어버스가 2006년 운항을 목표로 개발중인 슈퍼점보 A380기(555명 탑승)에 대응, 525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보잉 747X 개발을 추진해왔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에어버스가 현재까지 66대의 A380기 주문을 확보했으나 보잉은 단 한 대의 747X 판매계약도 체결치 못했다. 지난 주 본사를 시애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보잉사가 에어버스와 군수부문의 록히드 마틴의 강력한 도전에 맞서 항공산업의 선두를 지킬지 주목된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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