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부모의 절반이상은 조기유학에 반대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자녀의 탈선 가능성, 과중한 유학비 부담, 가정 해체 등 부작용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 김흥주 교육정책연구본부장 팀이 전국 초ㆍ중ㆍ고생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기유학(유학이민)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서 밝혀졌다.
김 본부장은 30일 교육개발원이 '한국교육의 현실과 조기유학의 명암'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 포럼에서 조사대상자의 59.3%가 '자녀를 조기에 유학 보내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고 찬성은 33.5%에 그쳤다고 밝혔다.
조기 유학의 예상되는 부작용으로는 '부적응에 의한 탈선'이라는 응답이 34.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과중한 유학비 부담과 외화 낭비(18.5%)', '가족 해체로 인한 가정불안(17.7%)' 등의 순이었다.
특히 조기유학생의 현지적응문제에 대해선 68.9%가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잘 적응할 것'이라는 응답은 26.7%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학부모중 실제로 조기유학을 계획하거나 준비중인 비율은 7.2%에 불과했고 92.8%는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유학을 준비한다는 응답자 중에는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가진 학부모(25.0%)와 무직인 학부모(17.1%)의 비율이 높았다.
다른 학부모들이 조기유학을 보내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선 '영어(외국어)능력과 특기를 키우기 위해'(36.4%),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족'(35.5%), '과다한 과외비'(34.0%), '극심한 대입 경쟁 때문'(24.5%) 등을 꼽았다.
한편 이날 주제발표에서 김형찬 미국 워싱턴주립대 사범대 교수는 "재미 한인학생들은 문화적 이질감이나 인종차별 또는 학업에 대한 압박감을 해소하기 위해 갱단에 가입하거나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며 "특히 흑인이나 라틴계 학생들은 동양 학생들이 성적도 좋고 학교의 기존질서에 도전하지 않기 때문에 질투나 시기심으로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면 모든 교육 문제가 일시에 해소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특히 미국은 청소년을 양육하기가 한국보다 더 힘든 곳인 만큼 조기유학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