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종사자나 공연기획자들을 괴롭히는 것 중의 하나는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관객이다.세종문화회관에 근무하는 모씨가 겪은 일이다. 외국식 이름을 쓰는 내로라 하는 유명인사가 음악회 표를 예매하면서 앞줄 몇 좌석을 꼭 집어 요구했다. 팔렸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나 누군데."라며 굳이 그 자리를 고집하는 것이었다. 모씨는 화가 나서 짐짓 모른 척 물었다. "그런데, 외국인이신가요? "
'나 누군데.'는 또 있다. 좋은 좌석 또는 공짜표를 요구하면서 "나 누구 아는데."하고 장관부터 기업인까지 여러 유력 인사의 이름을 댄다. 안된다고 하면 화를 내며 사장 나와라, 누구 불러라 하고 호통을 친다. 누구나 돈 내고 보는 것, 관객은 평등한데도 특권의식을 내세우는 개 볼썽 사납다.
클래식 콘서트는 대개 취학 전 어린이의 입장을 금지하는데, 그 때문에 자주 실랑이가 벌어진다. "우리 애는 조용하니까, 음악을 잘 아니까 들여보내 달라"며 옥신각신 한다. 어린 아이는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 감상 분위기를 해칠까봐 막는 일을 "내 아이만은" 하고 예외를 요구하는 것이다. 다른 관객을 배려한다면, 그러지 말 일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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