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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평신도들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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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평신도들이 나선다

입력
2001.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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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종교는 '영혼 주식회사'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28일 참여불교 재가연대 창립 2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 센터.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의 박순희 대표가 격려사에서 터뜨린 일성이었다.

종교 개혁의 기치를 내건 평신도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영혼 구원을 상품으로 파는 종교' '물량주의와 성장주의' '밥그릇을 둘러싼 종권 분규' 등의 자성과 함께 종교계의 흔들림을 바로잡으려는 개혁의 외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인공들은 평신도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교의 대표적 NGO 단체들이 종교간 연합체를 구성함에 따라 평신도의 개혁운동이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다음달 4일 발족하는 '개혁을 위한 종교 NGO 네트워크' 준비위원회에 참여하는 단체는 참여불교 재가연대, 기독시민사회연대,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등이다.

기독시민사회연대가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함께 모인 단체인 반면, 다른 두 단체는 각 교계의 대표적 평신도 개혁단체 연합체로 이들의 가입회원단체가 각각 20~40개에 이른다.

이들은 다음달 26일 한국 종교의 사회적 역할과 내부 개혁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 개최를 시작으로 종교개혁을 위한 본격적 연대의 틀을 다진다.

참여불교 재가연대는 변호사 회계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종단 운영을 감시하고 자정화를 지원하는 '교단 자정센터'를 개설했다.

기독교계에서도 평신도들이 주축이 된 대형교회 세습 반대운동이 거세다. 지난 23일 광림교회에서 세습반대 침묵집회를 가졌던 8개 단체 대부분이 평신도 단체들이었다. 이들은 이른 시일 내에 조직을 확대 개편해 세습 반대운동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천주교 평신도 개혁단체 연합체인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도 지난달 교회쇄신위원회를 조직해 권위주의적 교회 풍토를 개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참여불교 재가연대' 박광서 대표

"종교개혁은 평신도들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입니다." 참여불교 재가연대의 박광서(朴廣緖ㆍ 51ㆍ사진) 상임대표는 종교계 비판과 자정의 선두에 섰다.

"종교도 사회적 모순에 많이 젖게 되는데,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그 흐름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있는냐 하는 겁니다." 그는 종교계 내부의 비기득권 세력이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가 썩으면 이용당하기 쉽습니다. 시민사회단체도 아직은 종교를 비판할 만한 위치에 있지 못해요. 아무도 견제하지 않는 사이 종교의 기본적 기능이 의문시되기에 이른 겁니다."

그가 상임대표로 있는 참여불교 재가연대는 창립 2주년을 맞아 큰 폭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교단 자정센터가 내부의 자정운동의 중추역할을 한다면, 새롭게 문을 여는 참여불교아카데미는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박세일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참여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김용운 방송문화진흥회 원장, 윤원철 서울대 교수, 배금자 변호사, 이은자 생태건축연구소 대표 등 각계 전문가들도 새롭게 결합했다.

박광서 상임대표는 "이런 개혁운동의 궁극적 지향점은 종교의 가르침 대로 사회를 맑게 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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