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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문제는 교통

입력
2001.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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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틀째인 30일에도 일부 수하물 처리가 지연돼 승객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공항 내부는 전체적으로 '조건부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문제는 개항 전부터 가장 우려됐던 교통문제. 택시와 승용차 이용요금 부담이 워낙 크고 버스 이용도 매우 불편하다는 불평이 그치지 않고 있다. 1km에 걸쳐 정류장 수십곳이 줄지어 있지만 정류장에 대한 안내나 운영시스템은 온통 부실 투성이다.

▲ 버스타기 '고역'

30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 5번 출구를 나선 이모(54)씨. 노원구 상계동에 가야하지만 어디에서 버스를 타야할 지 난감했다. 버스 정류장만 모두 26개. 이씨는 서편으로 300여m쯤 걸어 정류장 표지 6개를 지났지만 모두 다른 행선지였다.

무거운 짐에 지쳐버린 이씨는 안내원에게 물었다. "오던 길을 되돌아서 가세요"라는 대답을 듣고 힘겹게 발걸음을 돌려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되돌아 가지 않고 직진했어도 정류장 1곳만 지나면 상계동행 버스 정류장이 위치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곤 화가 치밀었다.

이씨는 "안내원 조차 어디에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모른다"며 "기내는 물론 공항청사에서도 대중교통 안내문이 전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혼란 부추기는 버스회사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리무진 등 버스회사는 서울에만 7개회사에 24개 노선. 이중 절반은 도심으로 직행하지만 대부분 버스 상단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김포공항을 경유한다고 표시돼 있다.

이 때문에 김포로 가려던 일부 승객들은 시내 호텔로 실려 가는 등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뒤늦게 버스회사들이 '시내직통'이라는 표시를 해놓았지만 너무 작아 여전히 혼선을 주고 있다.

리무진버스와 일반좌석버스는 요금차이가 크지만 좌석의 '질'과 서비스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어 승객들을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

서울시는 가격이 비싼 리무진버스는 좌석28석 이하의 우등고속버스형이라고 규정짓고 있지만, 상당수 리무진 버스는 40개 좌석의 '보통 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특히 일반좌석버스들이 '호객'을 위해 '리무진'이라고 표기해 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날 일본에서 귀국한 최모(33)씨는 "가격만 비싸면 리무진이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 노선 중복도 심각

버스노선 중복도 심각하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으로 가는 노선은 6개, 잠실 롯데월드호텔을 가는 노선은 4개에 이른다.

그러나 다른 호텔이나 김포 등 경유지가 운행 회사마다 달라 최단거리 코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삼성동 코엑스까지 버스를 이용했던 회사원 정모(33)씨는 "쓸데없이 김포공항과 다른 호텔 등을 경유해 1시간이 더 걸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 버스회사 '손님끌기' 혈안

버스회사들의 '손님끌기'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공항공사측은 혼란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이용권을 탑승전에 1층(도착층) 카운터에서 구입하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정작 공항내에 카운터를 두고 승차권을 파는 운수업체는 대한항공, 한국공항공항터미널, 센트럴시티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 회사들은 정류장에서 '호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호객꾼'들에 떠밀려 버스에 강제승차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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