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한국 젊은이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다.송재근(宋在根ㆍ27)씨는 4월 1일 마이러브코리아(www.mylovekorea.net) 사이트를 일본어로 열고, 한국어를 모르는 재일동포 3, 4세들을 대상으로 우리말 강좌, 남북한 문화재 및 관광지 소개와 함께 동포기업 구인구직을 중개한다. 이곳에는 재일동포 미혼 남녀들간의 사람찾기방도 개설된다.
1997년말 대학을 중퇴하고 일본과 무역업을 벌인 송씨는 재일동포 사업가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속내를 털어놓다가 "한국에 오면 '일본인'같다고 놀림당하고 일본에서는 '조선인'이라고 차별당하는" 동포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게 됐다.
그후 1년에 6,7차례 도쿄, 고베, 오사카 등을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3,4세로 내려갈수록 민족적 자각도 희박하고 그나마 민족의식이 있어 동포들끼리 결혼하거나 일하고 싶어도 서로 알지 못해 연락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송씨는 '재일동포들에게 모국어와 역사를 알리고 동포끼리 결혼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제안했고 올 1월 동포 사업가 2명이 1억원을 출연, 마이러브코리아가 탄생하게 됐다. 송씨도 1,000만원을 투자했다.
송씨는 일본에서 조총련계와 민단계 동포들을 모두 만나며 자연스럽게 통일 교육에도 관심을 갖게됐다. 그래서 이 사이트엔 '짝만들기'란 한국어 자매결연 코너도 생긴다
. 인터넷 사이트 개설과 더불어 남한 초등학교(서울 남성초등학교, 경기 성남 은행초등학교)와 조총련계 초등학교(시코쿠 초등학교) 학생들이 먼저 자매결연을 맺기로 해서 앞으로 이들이 사진, 편지 등 자기 소개와 독도, 위안부, 역사교과서 문제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한 글도 이곳에 올라올 예정이다.
"허가제인 귀화제도를 신고제로 바꾸려는 등 일본 당국이 점점 귀화를 유도해 걱정"이라는 송씨는 " 이 커뮤니티를 통해 재일동포들이 서로 만나고 도와가면서 민족적 정체성을 지켜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