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선친인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조문답례 형식을 빌어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 영빈관 승지원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과 30여분간 단독면담을 가졌다.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우리 경제사에 큰 족적을 남기신 고인의 타계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며 거듭 애도의 뜻을 전했으며, 두 사람은 "어려운 나라경제를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삼성 관계자는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두 분이 정재계 간담회 등에서 몇차례 만난 적이 있으나 단독으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달초 삼성이 최고경영자(CEO)의 업무용 차량을 현대차 에쿠스로 바꾸는 등 양 그룹간 화합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 김각중 회장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재계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현대건설 지원 문제에 관해 현대차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경영하고, 계열분리 원칙을 준수할 수 밖에 없다"며 지원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김각중 회장은 "재계의 큰별이 타계해 안타깝다"며 "현대건설 문제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돼 경제가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전경련 방문은 1999년 6월 전경련 회장 추대가 무산된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며 정 회장은 이후 전경련 회장단 회의 등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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