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남북 단일팀의 꿈이 물거품되면서 태릉선수촌의 훈련도 달라졌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북한여자 에이스 김현희는 정확성이 좋고, 김향미는 스케일이 커 기대가 크다"고 말했던 한국대표팀 강문수 감독. 이제 강 감독은 북한탁구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처지가 돼 버렸다.북한은 28일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조직위에 남자탁구의 백전노장 김성희와 최경섭, 스웨덴에 진출한 박원철과 기대주 정광혁 등 4명의 출전명단을 제출했다. 여자는 김현희, 김향미, 김미영, 김윤미, 두정실 등 5명.
한국과 북한의 전력은 막상막하. 에이스 김현희는 현재 세계랭킹 20위이지만 국제무대 출전 횟수가 적어서 그렇지 사실상 '톱10'수준. 따라서 한국여자탁구 선두주자 류지혜(세계랭킹 8위)와는 박빙의 라이벌로 꼽힌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에서 한국은 북한에 0_3으로 졌지만 개인전에서는 류지혜가 김현희를 3_0, 김무교가 당시 북한에이스 두정실을 3_2로 꺾었다. 여자복식의 경우 지난 3월 카타르 오픈에서는 류지혜-김무교가 김현희-김향미조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80년대 후반부터 북한 남자탁구의 1인자로 군림해온 김성희는 여전히 한국선수들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다. 4월2일 단체전 대진 추첨에 따라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여자단체전의 경우 한국은 북한과 8강 또는 4강에서 맞붙을 가능성 높다.
남북대결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국제탁구연맹은 29일 남북에 각각 공문을 보내 단일팀 구성을 재촉구 했다. 대한탁구협회도 최후의 순간까지 단일팀 성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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