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모(53)씨는 3년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뻣뻣하고 팔을 움직이면 어깨가 아픈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친지의 권유로 침, 뜸, 부황 등 한방치료를 여러 번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물리치료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어깨가 점점 굳어지는 증상이 심해졌다. 대학병원을 찾아 정밀진찰을 받은 결과 '오십견'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오십견은 어깨에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심한 통증과 함께 팔을 마음대로 들거나 움직일 수 없는 질환. 50세 전후에 많이 생겨 이런 병명이 붙었다. 테니스, 골프 등 팔을 많이 쓰는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잘 생긴다.
아픈 어깨쪽으론 눕기가 힘들며, 머리를 빗는 등 가벼운 일상생활에서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 어깨의 관절낭이 노화해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염증이 심해지면 관절막이 섬유성 변화를 일으켜 굳게 되고, 굳은 관절이 다시 통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하지만 어깨가 아프다고 모두 오십견은 아니다. 오십견으로 알고 한방이나 물리치료를 상당 기간 받다가 병원을 찾는 환자 중 70% 정도는 다른 병이다.
가장 흔한 것이 어깨의 회전근개(힘줄) 파열. 이밖에 류머티스 관절염, 목디스크, 심장병, 스트레스, 당뇨병 등이 있어도 어깨가 굳게 된다. 골절 등으로 어깨를 다치거나 수술 후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팔을 고정해도 오십견과 비슷한 증상이 생긴다.
오십견은 1~2년 내 저절로 회복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5년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50%, 운동장애가 남는 경우가 45% 정도 된다. 특히 오십견 외에 다른 병이 있으면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를 받아도 더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한림대성심병원 상지클리닉 이석범 교수는 지난 1년간 어깨 통증으로 내원한 1,800명의 환자에게 자가운동요법을 시행한 결과 85%가 팔을 마음대로 들 수 있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회복되는 결과를 얻었다. 자가운동요법은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1차 치료법.
오십견이 심해 자가운동요법을 하기 어려운 환자에겐 전문의가 마취를 하고 손으로 약 5분간 관절을 이완시키는 조작을 하면 팔을 들 수 있다. 1년 이상 오십견을 앓아 관절 조직이 아주 심하게 굳은 경우엔 전문의의 손 조작으로 풀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직경 4.5mm의 가는 관속에 초소형 카메라를 장치한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관절 내부로 삽입, 관절의 오그라든 부위를 늘려준다.
자가운동은 스스로 하는 것인 만큼 적극적인 참여로 반드시 낫겠다는 확신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스트레칭으로 어깨 관절을 풀어준다.
한 번에 장시간 하는 것보다는 짧게 자주 반복해야 한다. 하루만 소홀히 해도 효과가 없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뜨거운 물찜질이나 샤워, 에어로빅, 가벼운 조깅, 팔을 전후좌우로 움직이기 등을 하는 게 좋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