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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고야와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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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고야와 고흐

입력
2001.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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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가 두 사람의 생일이다. 그들의 이름도 비슷하다. 고야와 고흐. 1746년 3월30일에는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가 펜테토도스에서 태어났다.1828년 몰(歿). 그리고 고야가 죽은 지 25년 후인 1853년 3월30일에는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프로트준데르트에서 태어났다. 1890년 몰(歿). 그들은 둘다 외국인으로서 프랑스에서 죽었다. 고야는 보르도에서 죽었고, 고호는 오베르에서 자살했다. 둘 다 다소 광기가 있었다.

전기(前期) 고야는 궁정의 수석 화가로 일했을 만큼 로코코 풍의 정통성에 충실했다. 그러나 청각을 잃을 정도로 크게 앓은 체험과 나폴레옹군의 스페인 침입 이후 나타난 민족 의식은 만년의 고야의 그림을 악마적 분위기로 감쌌다.

특히 '전쟁의 참화'같은 작품에서는 살육 광기 허무 같은 원초적 주제들이 노골적이다. 이 그림을 포함한 후기 고야의 그림을 스페인 특유의 니힐리즘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고흐는 일생동안 한번도 유복해본 적이 없었다. 가난과 무명은 그의 숙명이었다. 브뤼셀로, 헤이그로, 안트베르펜으로, 파리로, 아를로, 오베르로 그의 근거지는 늘 변했지만, 그의 경제적 사정은 변하지 않았다.

화상(畵商)이었던 그의 동생 테오는 형의 천재를 현금화하기에는 이재(理財)가 모자랐다. 어쩌면 고흐의 재능을 알아보기에 19세기는 너무 이른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해바라기'를 그리던 1888년 여름 고흐는 단돈 몇 프랑이 없어서 굶고 있었고, 그가 죽었을 때 파리 화단의 누구도 그의 이름을 몰랐지만, 그 '해바라기'는 한 세기 뒤인 1987년 3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2,475만 파운드에 팔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단일 그림 값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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