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그간 접하지 못했던 쿠바 음악의 매력을 우리나라에 알린 계기였다. 쿠바, 아프리카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의 고민은 이런 것이다. "그들 음악을 마치 쿠바, 아프리카 음악권의 '유일무이'한 대표선수로 오해하지나 않을까."그런 우려를 씻어줄 만한 음반 중의 하나가 바로 굿인터내셔널에서 라이선스로 발매한 '루스 아프리카 특선 에디션집' 의 첫 기획 '월 월드' 이다.
'루스 아프리카'는 1988년 세자리아 에보라의 첫 음반을 발매한 호세 다실바가 세운 아프리카 음악전문 레이블.
쿠바 음악은 아프리카 음악의 도도한 흐름에 비춰보면 그 한 가지중의 하나일 뿐이다.
쿠바나 아프리카 음악이 그저 타악기나 두드려대는 소란한 음악으로 알고 있다면 13명의 아티스트들이 들려주는 황홀한 소리 향연을 들어볼 일이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케이프 버드가 배출한 테오피로 챈터, 바우의 이름이 익숙치 않다면, '아프리카의 빌리 할리데이' 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세자리아 에보라는 어떨까.
어릴 적부터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던 타악기와 기타가 만들어내는 풍성한 사운드에 유연한 보컬.
'월드 뮤직' 이라는 애매한 단어 속에서 드러나지 못했던 아프리카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세자리아 에보라로부터 발성 등 '가수의 모든 것' 을 배운 신예 판차(브라질), 1920년 창단돼 쿠바 최고의 밴드 연륜을 자랑하는 7인조 셉테토 하바네로가 들려주는 음악은 친구와 악기.
그리고 좋은 햇살과 인생의 풍파가 어떻게 어우러져 깊은 맛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지를 증명한다. 발음하기 어려운, 익숙치 않은 가수들의 낯선 음반이지만 낯을 가리기엔 너무 아깝고 풍성하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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