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게임 '조선협객전'에 심취한 중학생이 초등학생 동생을 살해해 큰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주부와 사회학자, 아동심리학자, 심지어 프로그래머까지 나서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컴퓨터게임에 중독되면 큰 일 난다." 과연 컴퓨터게임은 아이에게 해만 입히는 것일까.'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컴퓨터 게임들'(조원규 옮김)은 컴퓨터 게임에 대한 옹호론이다. 독일의 아동심리학자이자 유아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파자마 샘' '시빌리제이션' '심시티' '닥터 브레인과 잃어버린 기억력'등 추천 게임의 미덕을 조목조목 열거한 뒤 자신의 임상실험 결과까지 덧붙였다.
먼저 국내에서도 교육용 게임으로 이름을 날렸던 '파자마 샘'.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파자마 샘)가 빨간 망토를 두른 슈퍼맨(파자마 맨)으로 변신해 어둠을 잡으러 간다는 이 게임을 저자는 게임회사 홍보요원처럼 극찬한다.
"아이는 선생님이 시키지 않아도 샘과 함께 황폐한 광산이나 폭포, 절벽을 통과하면서 모든 사고력과 감성을 동원한다. 탁월한 그래픽과 재미있는 상황설정 등 신기하기 이를 데 없는 게임이다."
자신의 임상실험 결과도 소개한다. 학습장애를 갖고 있는 8살짜리 시몬은 해저세계 탐험 게임인 '프레디 피시'를 통해 어렵게만 생각했던 글쓰기나 셈하기를 자연스럽게 시도했다는 것이다.
단 3초도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던 12세 마크 역시 어드벤처 게임 '그림 판당고'를 통해 놀랄만한 집중력을 키웠다.
저자는 강조한다. "문제는 어떤 게임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잘 만들어진 컴퓨터 게임을 통해 방향감각, 자율적 학습방식, 정보 해독력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좋은 게임은 훌륭한 선생님이자 학습장애아에게는 최고의 치료제이다."
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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