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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화인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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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화인열전

입력
2001.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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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공재 윤두서, 단원 김홍도 등 조선시대 대표적 화가 8명의 전기를 담은 '화인 열전'(전 2권)은 한국미술사의 현장을 구성진 필체로 그려내며 폭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유홍준 영남대 교수가 10년을 준비해온 역작이다.1990년부터 계간 '역사비평'에 연재해온 '조선시대 화가들의 삶과 예술'을 대폭적으로 보완해 내놓은 이 책은 조선시대 화가들의 예술적 성취를 그들의 인생 역정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선현에 대해 너무도 무심했다.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 같은 위대한 화가들의 일생에 관해 알고 있는 지식이 불과 서너 마디에 지나지 않는다.

" 저자는 이러한 각성에서 20여년 전 평전 작업을 자기 학문의 일차적 과제로 삼았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자료 발굴과 최근 쏟아지고 있는 한국회화사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그 결실이 맺어진 셈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화가는 연담 김명국, 공재 윤두서, 능호관 이인상, 호생관 최북,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 단원 김홍도, 겸재 정선이다.

리스트 선정에서부터 평전 작업의 고충이 반영돼 있다. 오원 장승업이나 혜원 신윤복 등 조선 회화사의 거장들이 빠져 있는 것이다. 극심한 자료 부족 때문이다.

혜원 신윤복에 대한 동시대의 증언은 단 한 구절도 전해져 있지 않다. 겸재 정선의 경우는 연보나 행장, 묘지조차 발견되지 않았지만 1985년 발굴된 관아재 조영석의 '관아재고' 등으로 그의 삶에 대한 서술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조선시대 화가들의 삶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이들이 예술가라기 보다는 '환쟁이' 정도로 취급됐던 시대의 탓이 크다.

저자는 이러한 의식을 털고, 그들의 인간적ㆍ시대적 고뇌를 읽어내며 불굴의 예술가상을 복원한다. 한편으로 저자가 이들을 현대적 개념의 화가가 아니라 '시인'이나 '문인'처럼 '화인(畵人)'이라고 부르는 것은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인간학으로서의 미술사'를 염원했기 때문이다.

300여 점의 도판과 함께 저자의 활달한 문체,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이 어울려 평전 읽기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유흥준 지음ㆍ역사비평사 발행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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