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환경보전차원에서 서울대학교의 관악캠퍼스 시설확장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는 서울시의 조치가 관악산 자연의 훼손을 막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서울대는 그 동안 관악산 중턱을 심하게 훼손하면서 시설물 확장 공사를 벌여왔다.
해마다 산자락이 깎여나간 자리에 고층 건물이 세워졌으나 관악산의 경관은 크게 망가졌다. 주민과 환경단체에서 항의가 거세졌고, 관악산 지키기 시민조직까지 생겼다.
관악산은 수도권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등산로이자 휴식 공간이어서 서울대의 관악산 훼손에 대한 불만은 비등해 왔다.
물론 서울대도 사정은 있다. 주택가와 산 사이에 끼인 서울대로서는 늘어나는 시설물부지 수요를 관악산쪽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한 서울대가 계획하는 시설물의 부지는 서울대 캠퍼스 안에 있는 땅으로, 그 동안 법규에 따라 건축허가가 필요 없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법규가 바뀌어 캠퍼스라 할지라도 대학 세부조성계획을 관할 행정기관이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서울시가 수정지시를 내린 시설물은 주로 기숙사, 공학관, 외국인 연구원 숙소 등 건물 8동으로 건물높이를 절반으로 낮추거나 위치를 변경하도록 했다. 이는 산림 훼손 및 주변경관 등을 고려한 최소 조치로 보인다.
우리는 이번 서울시의 조치를 계기로 환경 친화적이면서 건축미가 우러나는 관악캠퍼스 조성을 서울대에 부탁하고자 한다.
산자락에 불쑥불쑥 튀어나온 고층 건물은 개발만능주의 시대에 파괴된 서울의 스카이 라인을 연상하게 되어, 서울대 캠퍼스를 보는 시민들의 감정을 더욱 상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서울대는 국가의 재정자금으로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한국 지성의 산실이다. 학생들은 캠퍼스의 분위기를 느끼며 그들의 의식을 키워간다.
또 서울대의 많은 교수들이 강단에서 혹은 사회에서 친 환경 정책을 외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관악산을 훼손하는 서울대의 모습에서 지성인들의 이기적인 모습만 보게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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