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금강산 관광지역 카지노 설치 승인요청을 사실상 불허(19일)했던 통일부가 미묘한 자세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런 조짐은 26일 공개된 관광대가금 인하에 관한 북측의 유연한 자세와 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취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관광대가금 인하 등 경영정상화 여건을 본 뒤 카지노 문제를 검토할 생각으로 일단 승인유보 조치를 내린 만큼 관광대가금 조정이 이뤄질 경우 이 문제를 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관광대가금 인하와 일본-한국-금강산 연계관광이 성사될 경우 카지노 설치 필요성이 증대한다는 현대의 입장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물론 당국자들은 "중요한 것은 현대와 북한이 속히 관광대가금 인하를 명시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밝혀 인하 협상이 먼저 타결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임 장관의 취임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통일부가 카지노 문제에 대해 관련 부처들과 협의할 당시 국정원 실무진은 통일부측 보다 전향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사실에 대해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 설치와 관련해 국정원 실무진의 보고만을 접했던 임 장관이 통일부 실무진과 견해를 달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임 장관이 주무장관으로서 결재할 입장이기 때문에 여론을 보다 많이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상황도 염두에 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 상황을 종합하면 현대가 관광대가금 인하 협상을 마무리할 경우 현대측 카지노 설치는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북한간 협상타결 이전이라도 정부의 전향적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듯 하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