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라이벌이자 친구로 세계 골프계를 이끌었던 '골프황제' 아놀드 파머(71)와 '황금곰' 잭 니클로스(61ㆍ이상 미국)가 모처럼 한 무대에 선 27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세인트 오거스틴의 월드골프빌리지(파72).1961년부터 세계 51개국을 오가며 130번이나 열린 이벤트대회 셸스원더풀 월드골프매치플레이에서 만난 이들은 승부를 잊은 듯 함께 설계한 유리한 코스인 이곳에서 진한 우정을 드러냈다. 어깨동무를 한 채 페이웨이를 거닐었고, 친한 사이끼리 주고받을 수 있는 농담도 오갔다.
하지만 승부는 냉혹한 것. 5번홀(파5ㆍ532야드)에서 2타만에 볼을 그린위에 올려놓은 파머는 12m 퍼팅까지 성공시켜 이글을 잡는 등 나이를 잊은 것 같았다.
결국 파머는 1언더파 71타를 쳐 지난 2월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 4라운드 이후 약 한달 만에 '에이지슈터'(Age Shooter, 18홀 기록이 나이와 같거나 나이보다 적은 기록을 낸 골퍼)가 됐다. 반면 니클로스는 퍼팅에 어려움을 겪으며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7년 전 이 대회에서 니클로스에게 패했던 파머로서는 설욕에 성공한 셈이다.
경기 후 파머는 "우리는 항상 서로를 이기길 원했지만 필드 밖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골프전설'들은 이번 주말 열리는 시니어투어 에메랄드코스트클래식(무어GC, 총상금 140만달러)에 같은 조로 나서 또 한번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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