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채권단은 현대건설의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1조3,000여억원의 여신을 조기에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현대건설의 2000 회계연도 결산에 대한 감사 결과 적자 규모가 2조9,000억원으로 전액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 출자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이르면 28일 이 같은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자본잠식 규모가 커 은행권 여신(작년 10월말 현재 1조3,657억원)의 전액 출자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나 정확한 출자전환 규모 및 시기 등은 현재 진행중인 자산ㆍ부채 실사가 끝나는 5월경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출자전환시 대주주 지분에 대한 완전 감자(減資)와 경영권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출자전환과 함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신규자금 지원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은 "회계감사 결과 현대건설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조9,000억원 가량으로 자기자본(2조1,000억원)을 완전 잠식하고도 8,000억원 정도 더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라크 등 해외공사 미수금 손실을 50% 반영, 대손충당금 5,000억원을 추가로 계상했으며 유가증권 매각손이 4,000억∼5,000억원, 이자 등 경상손실과 자산처분손실도 각각 5,000억원과 3,000억원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특히 현대건설에 대한 회계감사 의견으로 '적정'의견을 내기는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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