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과 겨울에 걸쳐 35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의 '인상파'전.미술관측은 사상 최대 인파에 흐뭇해 하면서도 동시에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관람객이 신발에 묻혀온 모래 때문에 마룻바닥이 심하게 손상돼 1,000만원이 넘는 보수비용을 써야 했다.
최은주 덕수궁 분관장은 "폭설로 길에 뿌려놓은 모래를 신발에 묻히고 들어오는 것은 불가피했겠지만 입구에서 조심스럽게 신발을 털고 입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미술관에서 이처럼 전시장 내부는 물론, 작품자체가 손상당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전시작에 '○○ 다녀 가다'라고 볼펜으로 쓰거나 한지에 침을 발라 구멍을 내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은 끝도 없다. 현재 열리고 있는 호암갤러리의 '극사실회화의 세계'전에는 사진처럼 정교하게 묘사된 작품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려는 관람객을 제지하느라 안내원들이 긴장해서 감시하고 있다.
갤러리측은 "액자 없는 작품 앞에는 이런 관람객들의 접근을 막으려고 플랫폼을 설치했다"면서 "문화행동에 걸맞은 성숙한 자세가 아쉽고, 어려서부터 그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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