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권을 받고 제3의 통신사업자로 나설까.양승택(梁承澤)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동기 사업자에 대한 출연금 삭감 검토와 LG를 포함한 통신시장 3강구도 재편 방침을 표명, LG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는 그동안 '동기 사업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통신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쳐왔다.
그러나 LG텔레콤이 최근 출연금 삭감 등을 전제로 동기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고, 양 장관이 출연금 삭감을 시사하면서 LG의 동기 사업 참여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양 장관은 특히 통신시장 구조개편과 관련, 3강의 한 축으로 LG를 직접 거론함으로써 LG가 동기 사업권을 받고 '제3의 통신사업자'로 재도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물론 그룹 통신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LG 구조조정본부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음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 정보통신 전문가는 "구본무(具本茂) 회장이 최근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동기 사업 참여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LG텔레콤이 주주총회에서 동기 사업 참여 의사를 공식 표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LG 고위관계자도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동기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LG의 사업 참여가 공식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출연금을 삭감할 경우 SK 한국통신 등 비동기 사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양 장관이 업무보고도 받기 전 '사견'을 밝힌 데 대해 정통부 내부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LG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원치 않는 부실 통신업체를 떠맡아야 한다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LG의 동기 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장 LG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데서도 나타나듯 동기식의 사업성에 대해 시장이 여전히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따라서 출연금 삭감과 더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책을 얻어내려는 LG와 정통부간의 줄다리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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