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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테네리페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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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테네리페 참사

입력
2001.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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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3월27일, 575 명의 사망자를 낸 민간 항공 사상 최대의 참사가 스페인의 테네리페 섬에서 일어났다.이 참사는 테러에 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테러리스트들에게 간접적 책임이 있었다. 이 날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분리주의자들이 대(大)카나리아 공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제보가 스페인 당국에 들어왔다.

스페인 정부는 즉시 대카나리아 공항을 봉쇄하고 거기서 이ㆍ착륙이 예정돼 있던 모든 항공기들을 테네리페 섬의 로스로데오스 공항으로 돌렸다. 테네리페는 모로코 해안 가까이에 자리잡은 카나리아 제도의 한 섬이다.

당연히, 테네리페의 로스로데오스 공항은 원래의 항공기들에다가 대카나리아에서 이ㆍ착륙하려던 비행기들까지 합쳐져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 비행기들 가운데 네덜란드 KLM 항공의 보잉 747기와 미국 팬암 소속의 또다른 747기가 있었다. 두 여객기의 승객들은 모두 관광객들이었다.

팬암기의 승객들은 대개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사람들로 '황금의 오디세이'라는 여행 상품명으로 알려진 12일간의 지중해 관광을 할 참이었고, KLM 승객들은 주로 카나리아 제도를 둘러보고 있던 네덜란드 관광객들이었다.

제한된 활주로에 비행기들은 넘쳐나 이착륙은 위태위태했고, 설상가상으로 테네리페 섬은 짙은 안개로 덮여 있었다.

사고는 공중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두 점보기가 충돌하면서 일어났다. 이륙을 시도하던 KLM기가 이륙용 활주로로 가던 팬암기를 들이받은 뒤 폭발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

이어 팬암기에서도 화재가 일어났고, 일부 승객들이 비행기를 빠져나온 직후 그 비행기 역시 폭발해버렸다. 대카나리아 공항에 설치됐다던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은 확실하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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