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높은 공연을 보기 위해 R석을 샀는데 권리를 지켜주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공연기획자인 A씨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R석 입장객으로부터 항의를 받는다. 주로 초대권이나 입석권의 관객들이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면 앞으로 우르르 몰려가 좋은 자리를 잡고 들어서기 때문이다.
가수 B씨도 "무대에 서면 마치 교단에 선 선생님처럼 객석의 움직임이 훤히 보인다. 좋은 앞자리로 사람들이 몰려 들기 시작하면 분위기를 연출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극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뒤쪽 자리의 관객들이 앞자리의 빈자리를 찾아 자리를 옮겨 다녀 초반 10여분 간에는 영화에 몰입하기가 힘들다.
문제는 공연 중에도 일어난다. 앞자리로 몰려온 관객들은 이때부터 연신 사진기를 눌러 댄다. 얼마전 이소라 공연을 열었던 기획자는 "미묘한 정서를 전달하기 위해 불을 끄고 조심스럽게 조명을 움직여 가기 시작하는데, 여기저기서 플래시를 터뜨려 분위기가 망가졌다"고 하소연한다.
공연 전 카메라를 보관시키려 해도 거센 항의 때문에 여의치 않다. 기획자들은 묻는다. "문제 있는 관객을 제재하지 않으면 그 때문에 항의를 받고, 제재하면 '기분 깼다'고 항의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요?"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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