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키워줘서 너무 고맙습니다."26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동방사회복지회에서는 미국 오클라호마의 한국아동 입양모들과 아이들을 입양 때까지 돌봤던 위탁모들의 뜻깊은 해후가 이뤄졌다.(본보 23일자 31면)
1999년 입양 전까지 넉달간 현정이(3ㆍ여)를 키웠던 박순예(52)씨는 메리 시튼(Mary Seatonㆍ45)씨가 보여주는 현정이의 사진을 보며 "현정이가 떠났을 때는 너무 가슴이 아파 위탁모 일을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모습을 보니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킴 리블리(Kim Livelyㆍ38)씨는 아들 정우(5)가 위탁모 김정임(金貞任ㆍ53)씨를 위해 고른 선물을 펼쳐 보이며 "아들이 '퍼스트 마더(First Mother)' 이야기를 자주한다"고 전했고 김씨도 "정우가 커서 유학오면 그때도 돌봐주겠다"며 준비한 과자와 인형꾸러미를 건넸다.
수잔 콜클라슈어(Susan Colclasureㆍ40)씨와 함께 온 클레이튼(Clatonㆍ11)군은 "동생 정은이(3ㆍ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며 "나도 오클라호마 한인문화센터에서 장구를 배우며 동생의 나라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아픈 모정도 있었다. 98년 왜소증을 앓던 호동이를 잃은 로나 이어리(Lonna Yearyㆍ43)씨는 "장애를 이겨낸 훌륭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는데."라며 아들과 나눈 1년간의 사랑을 눈물로 회상했다.
25일 입국한 오클라호마 어머니들은 자원봉사활동과 관광을 한 뒤 31일 한국을 떠난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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