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경제팀 교체가 동반됐던 역대 개각과는 달리 3ㆍ26 개각에선 '경제팀 유임'이 눈길을 끈다. 예상보다 대폭이었음에도 불구, 팀장인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해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 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장관등 '빅5'는 모두 '생존'했다.지난주 임명된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장관을 포함, 장재식(張在植)산업자원ㆍ오장섭(吳長燮)건설교통ㆍ정우택(鄭宇澤)해양수산ㆍ김영환( 金榮煥)과학기술부장관등 5명의 현직의원이 경제팀내 새로 배치됐지만, 핵심멤버가 교체되지 않은 만큼 경제팀은 연속성이 보장됐다.
] 따라서, ▦현대ㆍ대우차문제로 대표되는 구조개혁 마무리와 ▦미ㆍ일 경제상황악화에 따른 경기부양의 '두마리 토끼'를 쫓는 경제정책기조에도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현역 정치인들의 대거진출로 경제팀의 '동질성'은 떨어졌다. 여기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관료출신 일색일 때보다 균형감이 커지고 의사결정이 '시원시원'해진다는 효과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과객(過客)장관'인 만큼 책임ㆍ전문성 및 경제팀내 팀웍은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인 장관들이 차지한 부처는 한결같이 세밀한 행정력이 요구되는 '집행'부처들이다. 그러나 새 장관들은 의정활동 및 당정협의 수준외에는 해당업무를 다뤄본 적이 별로 없어, 적응기간까지 적지 않은 행정공백도 우려된다.
오장섭 장관의 경우 얼마전까지 건설회사를 소유(현재는 친척에 양도했음)한 경력이 있어, 건설업체 감독당국 책임자로서 자격시비도 나오고 있다.
정치인 장관의 입각으로 진 부총리의 '운신폭'은 다소 좁아졌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물론 장재식 장관은 지난해까지 국회예결위원장을 맡아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이던 진 부총리와 긴밀한 호흡을 맞췄고, 여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김원길 장관 역시 진 부총리와 교분이 많다. 정우택 장관은 진 부총리가 구 경제기획원 차관시절 과장으로 재직했다.
그러나 장재식ㆍ김원길 장관의 경우 자천타천 '부총리급'으로 거명되던 여권의 중진인 만큼 진 부총리로서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고, 팀장-팀원의 수직적 관계가 형성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진 부총리 특유의 인화력으로 풀어가겠지만, 잘못되면 경제팀장의 부처통솔력과 조정력의 약화, 나아가 경제팀 전체의 효율성 저하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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