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개각의 뚜껑이 열린다.민국당 전당대회가 무산되면서 주중 개각설이 부상했으나 '마냥 미룰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앞당겨질 것 같다. 여권이 그 동안 3당 정책연합에 공을 들여온 점을 감안하면, 27일 다시 시도되는 민국당 전당대회를 일단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민국당 전당대회가 30일이나 내달 초로 연기되면서, 개각은 민국당 전당대회에 대한 고려없이 곧바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개각 시기의 또 다른 변수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의 인선협의도 사실상 매듭됐다. 비공개리에 김 명예총재의 의사가 전달됐고 이에 따른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한 핵심인사의 귀띔이다. 김 대통령은 아직 자민련 추천 인사에 대한 검증을 지시하지는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DJP 협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자민련 인사들의 자료가 이미 올라갔기 때문에 별도 검증이 필요 없다는 게 정확한 분석이다. 청와대 실무진들은 특별 지시에 대비, 일요일인 25일 내내 비상연락체계를 갖추고 대기했다.
개각이 초 읽기에 들어가자 각 부처들은 일손을 놓고 하늘만 보는 분위기다. 각 부처는 23일 오후에 청와대로부터 '장관들의 외국 출장 계획을 취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은 칠레에서 열리는 동아시아ㆍ라틴아메리카 포럼 참석을 위해 26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이 와중에서 이 장관은 한미, 한러 정상회담의 비화 공개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24일 이한동(李漢東) 총리를 찾아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 장관은 그 동안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입장이 대부분 반영된 공동발표문이 나왔는데도 '준비 소홀'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적극 해명했었다. 이 장관은 이 과정에서 비화공개로 외교적 파문이 일자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 총리는 이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대통령의 판단에 맡기자"며 일단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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