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보수파 전성시대가 열렸다."워싱턴 포스트는 25일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에 포진한 보수파들의 폭과 숫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 보좌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물론 존 애쉬크로포트 법무부 장관, 일레인 차오 노동부 장관 등 전면에 나선 인물 외에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보수파 일색으로 꾸며지고 있어 보수파들조차 놀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준(準)내각 '이라고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지닌 국무부, 예산실, 법무부, 내무부 등 핵심보직에 보수파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하버드 센터의 설립자인 존 그레이험을 정보규제 담당실 책임자로 임명한 것이다. 미국내 100여 개의 대기업과 무역관련 집단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하버드 센터는 기업의 입장에서 규제개혁 및 철폐에 앞장서 온 기관이다.
또한 게일 노튼 내무부 장관 입각에 이어 차관도 광산 로비스트인 스티븐 그릴스가 임명됐고 예산실 인사에서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성추문 특별검사를 지낸 케네스 스타의 파트너였던 제이 레프코위츠가 수석고문으로 선임됐다.
또 국무부의 남미 정책담당에는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반(反)산디니스타 정책을 주도한 쿠바 태생의 오토 라이치를, 인력운영국 책임자로는 유명한 기독교 운동가로 패트 로버츤대 학장이었던 케이 코울스 제임스가 임명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일레인 차오가 몸담았던 보수적인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는 니나 리스 연구원을 딕 체니 부통령의 고문으로, 폴라 도브린스키를 국무부 해외문제담당 차관으로 추천했으며 이곳 연구원들은 매일 백악관과 접촉하면서 정책을 보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행정부내에 보수적인 의견에 맞설 경쟁적인 견해가 없는데다 대표적 보수정부인 레이건 시절 리처드 더만 예산실장처럼 보수파들의 생각에 제동을 걸었던 인물이 없기 때문에 편협된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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